본문 바로가기
음식

한국에서의 돼지고기 역사

by 최강돼지 2022. 9. 29.

 

돼지고기는 중량 기준으로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고기이다. 물론 도축되는 마리수는 닭고기가 더 많고, 이는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돼지고기 중에서 특히 삼겹살은 한국인들이 돼지고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부분이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양으로는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 보니 삼겹살을 수입하는 나라가 많은데 불과 30년 전만 해도 삼겹살은 그렇게 인기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기존에는 식당 메뉴로 돼지갈비가 가장 인기가 많았고, 쇠고기 불고기를 모방한 돼지불고기가 그 뒤를 이었다.

예전에는 삼겹살이 석탄 광부들이 "목에 기름을 바르고 먼지를 없애기 위해" 먹는 고기에 불과했다. 양념요리보다는 구이를 먹는 경우 지방과 지방이 많은 삼겹살보다 살코기가 오른쪽 지방에 더 많이 들어간 목살 부분을 고급으로 추가했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접어들자 삼겹살은 인기를 끌게 되었다. 돼지갈비는 여전히 인기가 조금 있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인지도가 낮아 삼겹살보다 많이 팔리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정부와 민간단체들은 또한 사람들이 돼지고기 부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돼지고기의 모든 부분을 먹도록 장려하고 있다.

2013년경에는 앞다리살과 뒷다리살이 삼겹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팔렸지만, 2016년에는 한 갑 가격이 2013년경 3000~4000원에서 2015년 7000~8000원으로 크게 올랐다. 미국산 돼지고기 가격이 수년째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 FTA가 체결됐는데도 가격이 떨어지기는커녕 엄청난 속도로 오르고 있다. 한때 수입육점이 없는 농촌지역은 비싼 국산 돼지고기를 살 수밖에 없었다.

한 때 삼겹살 이외의 돼지고기 소비가 줄면서 돼지고기 부위 잉여로 처분이 어려웠지만, 돼지고기 부위 잉여는 햄·소시지 등 가공식품에 소비됐고, 햄·소시지 등이 판매돼 양돈농가의 소득이 소폭이나마 증가했다.

한국 역사에 따르면 고구려와 발해는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으며, 고구려는 불고기의 원조격인 '맥적'을 돼지고기로 만들어 결혼 예물을 술과 돼지고기로 기록했다고 한다. 발해의 기록은 부여의 옛터인 발해 '막힐부의 돼지'라는 특산물로 유명했다. 예로부터 이 지역에서 많은 돼지가 길러졌고, 그것들은 또한 음식과 옷의 재료로 사용되었다. '발해국지'의 기록에서 흑수부에 대하여 "그들은 돼지를 잘 키웠고, 부잣집에는 수백 마리나 있었다. 그들은 돼지의 고기를 먹었고 가죽은 옷을 입었다." 라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쇠고기에 비해 대접이 좋지 않았다. 성질이 냉담하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안 되고, 쇠고기와 함께 먹으면 몸에 좋지 않고, 약의 효능을 없애다는 등 경계하는 점이 있었다. 조선시대 토종 돼지는 개량되지 않아 매우 작았는데, 이는 돼지고기를 많이 먹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소는 농사, 방앗간 인력, 말은 수송과 전쟁, 염소는 고기와 우유, 양은 고기와 모피를 위해 기르기 때문에 돼지는 별로 많이 키우지 않았는데, 대신 닭, 오리, 거위 등을 주로 키웠다. 사실 동아시아 중 근대화 전에 돼지고기를 많이 먹었던 곳은 류큐나 중국 정도인데, 이는 그 지역이 돼지를 키우기에 좋은 환경이기 때문에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전혀 먹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일단 제사를 지내기 위해 돼지를 기르는데, 여름선 초기 성계탕의 경우 돼지를 잡아 고기탕으로 만들었으며, 1450년대에 쓰여진 '산가요록'에는 돼지껍질로 만든 식혜의 조리법도 적혀 있었다. 또한 조선 후기에 냉면을 주문하면서 돼지고기 수육을 주문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지금도 기이한 음식(?)으로 알려진 애저회가 조선시대에 만들어졌고 지금도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 사람들이 먹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돼지고기는 19세기부터 많이 퍼졌다. 

우리나라가 아니더라도 돼지는 곡식을 먹여 키워야 하기 때문에 푸대접을 받았지만 보잘것없는 지역에서도 돼지를 숨기고 키워서 먹었다. 예를 들어 떡갈나무가 우거진 숲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고 돼지를 방목해 기르고 있는데 이렇게 풀을 뜯으면 곡식을 먹일 필요가 없다. 이것은 돼지들이 참나무, 즉 도토리의 열매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도토리를 먹여 기른 돼지도 맛이 아주 좋다고 한다. 잘 알려진 예가 이베리코 돼지다. 한국어로 된 도토리라는 이름은 돼지와 함께 나왔다. 예전에는 돼지를 '돗'이라고 불렀고, 도토리는 '돼지의 밤'이라는 뜻의 '도태밤'을 거쳐 '도톨밤'이라고 불렸고, 나중에는 '도토리'가 되었다고 한다.

댓글